의외의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뇌와 간은 미주 신경 vagus nerve을 통해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은 일단 간을 거쳐 혈관을 타고 신체의 각 부분으로 이동합니다. 이 사실을 미주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해 호르몬 분비와 행동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사람이나 낮과 밤에 교대 근무를 해 역시 식사 시간이 크게 변하는 경우 본래의 생체 리듬과 맞지 않게 신호가 올라가면서 뇌가 혼란에 빠지고 보통 더 많이 먹게 됩니다.
펜실베니아 의대의 미첼 레이저 교수 (Mitchell Lazar, MD, Ph.D., the director of Penn Medicine's Institute for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가 이끄는 연구팀은 뇌-간의 신경 연결을 조절해 이렇게 불규칙한 생활 리듬을 지닌 사람에서 과식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간에서 식에 신호를 제어하는 유전자인 REV-ERBs의 발현을 차단했습니다. 그 결과 쥐들은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미주 신경을 차단하면 음식 소비량은 감소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주 신경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거나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에서 생체 리듬 교란으로 인한 과도한 음식 섭취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당장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대 근무로 생체 리듬이 자주 깨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목표가 생긴 셈입니다. 앞으로 이런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11-links-liver-brain-communication-daily.html#google_vignette
Lauren N. Woodie et al, Hepatic vagal afferents convey clock-dependent signals to regulate circadian food intake, Science (2024). DOI: 10.1126/science.adn2786.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n2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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