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hough male and female giraffes have the same body proportions at birth, they are significantly different as they reach sexual maturity. Females have proportionally longer necks and longer bodies than males, which might help with foraging and child rearing, while males have wider necks and longer front legs, which might help win fights against other males and with mating. Credit: Penn State)
(Giraffe body proportion measurement landmarks and definitions. Measurements are performed on images that are perpendicular to the plane of the body trunk and neck. Measurements were performed between landmarks lying along the two-dimensional perimeter of the giraffe. Credit: Mammalian Biology (2024). DOI: 10.1007/s42991-024-00424-4)
기린의 긴 목을 보면 누구나 왜 이렇게 목이 길어졌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들도 그 이유를 궁금해했는데,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서 대표적으로 예시를 든 것도 기린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윈이 적자 생존의 법칙을 발표한 한참 후에도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경쟁을 피해 높이 있는 나뭇잎을 먹게 진화한 것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수컷 기린이 암컷보다 크고 목도 더 크고 튼튼할 뿐 아니라 다른 우제류와 달리 뿔이 아닌 목으로 수컷끼리 싸움이 붙는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기린의 목이 길어진 것은 보통은 닿을 수 없는 높은 나뭇잎을 먹기 위해서지만, 짝짓기 경쟁도 여기에 보태져 목이 더 길어졌다는 게 성선택설의 골자입니다.
이 역시 그럴 듯한 가설이지만,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의 더그 카베너 (Doug Cavene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목의 길이와 짝짓기 경쟁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야생 및 동물원에서 키우는 기린의 정확한 크기와 비율을 조사하기 위해 두 가지 경로로 자료를 모았습니다. 야생 기린의 경우 수천 장의 사진 가운데 개체를 식별할 수 있고 정확한 비율과 크기를 추정할 수 있는 사진이 있는 경우를 선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육하는 개체의 경우 동물원에서 자료를 제공받았습니다.
그 결과 기린은 암수에 따른 목의 길이 비율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컷이라고 특별히 목이 긴 건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컷의 목이 긴 것은 몸이 크고 앞다리가 더 길어진 데 따른 효과입니다. 그리고 이것 덕분에 짝짓기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발견한 의외의 사실은 수컷 기린의 목이 더 굵다는 것입니다. 기린끼리 목을 부딪히며 싸울 때 길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넓고 튼튼한 목입니다. 따라서 수컷이라고 몸집 대비 특별히 목이 긴 건 아니지만 더 굵고 튼튼한 건 사실입니다.
아무튼 기린에 대한 알지 못했던 재미있는 사실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6-food-sex-drove-evolution-giraffes.html
Douglas R. Cavener et al, Sexual dimorphisms in body proportions of Masai giraffes and the evolution of the giraffe's neck, Mammalian Biology (2024). DOI: 10.1007/s42991-024-00424-4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