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lly rhino. Credit: Wikimedia Commons, Benjamin Langlois CC BY-SA 4.0)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가 따뜻해질 무렵 더 살기 좋아진 세상에서 수많은 대형 포유류들이 멸종해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이 시기에 신대륙까지 진출하면서 활동이 대폭 확대된 인류가 이 거대 동물들을 멸종으로 몰고 갔는지입니다.
애들레이드 대학의 다미엔 포드햄 교수 (Associate Professor Damien Fordham, from the University of Adelaide)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빙하기 말 사라진 대형 포유류 중 하나인 털 코뿔소 (woolly rhinoceros)의 멸종에 인간의 관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털 코뿔소는 현재의 털 없는 코뿔소와 비슷한 1.5-2톤 정도의 몸무게를 지닌 코뿔소로 긴 털과 함께 1-1.35m에 달하는 긴 뿔이 인상적인 동물입니다. 참고로 뿔은 두 개이고 뒤에 있는 두 번째 뿔은 이보다 작습니다.
연구팀은 털 코뿔소의 멸종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52,000년 전부터 멸종 시점까지 털 메머드 화석과 추출힌 DNA 정보, 그리고 컴퓨터 모델링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연구 결과 털 코뿔소 무리는 3만 년 전부터 인류의 영향을 받아 개체수와 서식지가 제한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멸종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인간이 사냥하는 지역에서 개체수가 감소하면 결국 각자 작은 구획에서 개체들이 번식하면서 유전적으로 비슷한 후손들이 나오게 됩니다. 이 후손들은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취약해집니다.
인간에 의해 서식지가 서로 절단되고 북쪽으로 이동도 어렵게 되면서 이들은 1만 년 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와 비슷한 일이 현재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지 제한과 고립으로 유전적으로 비슷한 후손들을 만들고 있으며 개체수가 줄면서 짝을 찾기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본래 개체수가 적은 대형 동물과 육식 동물에서 더 심각합니다. 결국 이들 중 상당수가 장기적으로 털 코뿔소와 비슷한 운명에 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6-human-contributed-woolly-rhinoceros-extinction.html#google_vignette
Damien A. Fordham et al, 52,000 years of woolly rhinoceros population dynamics reveal extinction mechanism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4). DOI: 10.1073/pnas.231641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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