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phnia that grow in the presence of Utricularia (right) have a slightly different morphology than those who do not live together with the plant (left). However, the differences are almost invisible to the naked eye. Credit: Ruhr-Universitaet-Bochum)
물벼룩은 매우 단순한 동물이지만, 뛰어난 환경 적응 능력과 다양한 진화 방식으로 과학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사실 민물 생태계의 기초를 이루는 동물로 많은 수중 동물 뿐 아니라 식물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우 통발속 Utricularia (bladderworts)의 식충 식물이 대표적입니다.
보훔 루르 대학 (Ruhr-Universität Bochum (RUB)), 프라이부르크 대학 (Albert-Ludwigs-Universität Freiburg), 다름슈타트 공대 (Technical University of Darmstadt)의 과학자들은 물벼룩이 진화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식충식물에 대응해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Schalke 04 축구 경기장에서 가까운 장소에서 찾아낸 물벼룩에 S04라는 이름을 붙이고 연구했습니다. 물벼룩은 진딧물처럼 암컷이 혼자서 처녀생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는데 유전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그룹이기 때문에 마치 세균 균주처럼 S04라는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연구팀은 S04 물벼룩을 배양한 후 이들을 통발속의 식충 식물이 있는 수조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두 그룹으로 나누기 위해 망을 넣어 수조를 나눴습니다. 한 그룹은 식충식물과 직접 접촉하고 나머지는 직접 접촉하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그룹은 외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진) 식충 식물과 계속 접촉한 물벼룩은 부속지가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통발속 식물은 작은 주머니를 이용해 물벼룩을 잡아먹는데, 입구가 물벼룩 정도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좁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Credit: Ruhr-Universitaet-Bochum)
달라진 것은 외형만이 아닙니다. 포식자가 있는 환경에서 물벼룩은 더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그래야 잡아먹힐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칸막이를 제거한 후 관찰하면 확실히 통발이 없는 곳에서 자란 물벼룩이 더 쉽게 잡아 먹혔습니다.
어떤 기전으로 이렇게 자라면서 적응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물벼룩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고 단순한 벌레라는 통념을 깨는 놀라운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7-fleas-defend-carnivorous.html
Sebastian Kruppert et al, Facing the Green Threat: A Water Flea's Defenses against a Carnivorous Plant,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2). DOI: 10.3390/ijms23126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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