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urosaurus from the Late Jurassic, some 150 million years ago, of southern Germany, a remarkable, long-bodied swimming rhynchocephalian. Credit: Roberto Ochoa)
(Rates of evolution for lizards and snakes (Squamata, blue line) were far lower than those for Rhynchocephalia (green line) for some 200 million years, and they only flipped in the last 50 million years or so. Credit: Armin Elsler)
현재의 도마뱀과 뱀, 옛도마뱀을 포함한 인룡상목 (Lepidosaurs)은 서로 겹치는 비늘을 지닌 파충류로 2억 5천만년 전 모습을 드러낸 이후 지금까지 큰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인룡상목은 크게 뱀목 혹은 유린목 (squamates)과 훼두목 혹은 옛도마뱀목 (rhynchocephalians)의 두 그룹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도마뱀과 뱀이라는 큰 파충류 그룹을 형성하지만, 옛도마뱀목은 투아타라 같은 매우 희귀한 파충류 2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옛도마뱀목은 사실상 멸종 위기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중생대에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화해 다양하게 번성했던 그룹입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연구팀은 뱀목과 옛도마뱀목의 진화 속도를 비교한 결과 6600만년 전까지는 오히려 옛도마뱀목의 진화 속도가 현저히 빨랐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작은 크기였지만, 지상과 바다에서 매우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습니다. 오히려 중생대에 서서히 진화한 쪽은 뱀목입니다.
하지만 서서히 진화했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닙니다. 그만큼 환경에 최적화되어 빠르게 진화할 이유가 없었던 쪽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어의 경우 기본 형태가 수억 년 간 크게 변하지 않았던 점이나 물 속에서 매복하는 악어의 사냥 방법이 중생대부터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생각하면 도마뱀과 뱀으로 진화해 자신의 생태학적 위치를 찾은 후에는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켰던 뱀목이 더 성공적인 그룹이라는 이야기도 타당성이 있습니다. 반면 환경에 빠르게 변화한 그룹은 그만큼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지 못했던 그룹일수도 있습니다.
다만 6600만 년 전 대멸종은 뱀목과 옛도마뱀목 모두에게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뱀목이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찾는 동안 옛도마뱀목은 다른 경쟁자에게 밀리면서 결국 매우 드문 그룹으로만 남게 됐습니다. 진화 속도는 이유 중 될 순 있지만, 아마도 이야기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1-rapidly-evolving-species-extinct.html
"Slow and fast evolutionary rates in the history of lepidosaurs," JA Herrera-Flores, A Elsler, TL Stubbs, MJ Benton in Palaeontology, 2021. DOI: 10.1111/pala.12579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