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Dollo's Law)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 육아낭과 비슷한 등 위의 움푹 파인 홈에서 새끼를 보호하기 때문에 붙은 명칭입니다.
플로리다 대학의 다니엘 팔루 (Daniel Paluh, a doctoral candidate in the University of Florida's department of biology)는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의 이빨을 연구했습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1996년 이후 이 개구리가 더 야생에서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박물관들이 보관하고 있는 표본들은 매우 귀하게 다뤄지고 있어 여기에 손상이 갈 수 있는 연구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연구팀은 표본을 고해상도 CT로 스캔해 3차원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해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긴 하겠지만, 최신 이미징 기술의 도움으로 연구팀은 이 개구리의 아래턱 이빨이 진짜 상아질(dentine)과 법랑질(enamel)을 지닌 이빨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외형상 비슷할 뿐 아니라 실제 구조도 유사한 것입니다.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가 어떻게 이빨을 다시 진화시켰는지는 아직 미스터리이지만, 자연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과정을 밝히기 위해선 역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발생 과정을 조사하고 유전 정보를 확인할 있습니다. 이 개구리가 어딘가 생존해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Daniel J. Paluh et al, Re‐evaluating the morphological evidence for the re‐evolution of lost mandibular teeth in frogs, Evolution (2021). DOI: 10.1111/evo.14379
https://phys.org/news/2021-11-species-extinct-frog-true-teeth.html
https://en.wikipedia.org/wiki/Gastrotheca_guenth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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