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Clam juveniles in petri dish. Credit: University of Plymouth)
(Naked Clams in wooden growth panel. Credit: University of Plymouth)
배좀벌레조개과 (shipworm, Teredinidae)는 이름처럼 조개와 같은 이매패류이지만,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길쭉한 벌레처럼 생긴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좀벌레라는 이름에 맞게 나무를 파먹고 살아갑니다.
이들은 바다로 흘러들어간 나무를 분해해 생태계 순환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선박은 물론 나무로 된 모든 구조물을 갉아먹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해충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케임브리지 대학의 데이빗 윌러 박사 (Dr. David Willer)와 그 동료들은 배좀벌레조개가 사실 친적인 굴이나 홍합만큼 맛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굴이나 홍합 대신 배좀벌레조개를 양식하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이들은 껍데기를 만드는데 영양분을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6개월만 키워도 30cm 정도 자랄 수 있어 홍합이나 굴보다 빠른 속도로 수확할 수 있습니다.
사료인 나무는 폐기하는 목재나 임업 쓰레기, 그리고 조류 (algae)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비타민 B12가 풍부한데, 조류를 사료로 줄 경우 오메가 - 3 지방산 같은 다른 좋은 영양분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맛은 먹어봐야 알겠지만, 친척인 굴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배좀벌레조개는 필리핀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식용으로 쓰일 뿐이고 대부분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양식이 시도된 적이 없습니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벌거벗은 조개 (Naked Clams)라고 명칭을 다시 붙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만약에 국내에서 양식 된다면 이름을 한 번 더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누드 김밥 느낌이 나는 누드 조개가 가장 적당할 것 같습니다.
참고
'Naked Clams': Aquaculture system hopes to turn marine pest into nutritious seafood (phys.org)
Willer, D.F. et al, Naked Clams to open a new sector in sustainable nutritious food production, Sustainable Agriculture, DOI: 10.1038/s44264-023-0000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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