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lioetes life reconstruction by Joschua Knüppe. Credit: Joschua Knüppe)
중생대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해양 파충류가 바다를 지배했습니다. 어룡과 수장룡, 모사사우루스처럼 잘 알려진 사례 이외에도 크고 작은 해양 파충류가 지금의 해양 포유류 이상으로 크게 번성했던 시기입니다. 이 대열에서 악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메트리오린쿠스과 (Metriorhynchidae) 악어들은 쥐라기 후기에서 백악기 초반까지 바다에 살았던 해양 파충류입니다. 현재도 바다 악어처럼 바다에서 헤엄칠 수 악어는 존재하지만, 메트리오린쿠스는 아예 다리가 지느러미 같이 변하고 꼬리에도 핀이 달려 마치 돌고래나 나중에 등장하는 모사사우루스와 비슷한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거의 평생 물속에서만 사는 해양 파충류로 진화한 셈입니다.
독일 빌레펠트 자연사 박물관의 스벤 잭스 (Sven Sachs, from the Naturkunde-Museum Bielefeld)가 이끄는 독일 영국 과학자팀은 백악기 전반인 1억 3500만년 전 메트리오린쿠스과 악어인 에나리오에테스 슈뢰데리 (Enalioetes schroederi)를 연구했습니다.
백악기 메트리오린쿠스과 악어 화석 가운데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한 에나리오에테스의 두개골 화석은 사실은 수백년 전 독일에서 발견된 후 2차 대전 시기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행히 박물과 창고에서 다시 발견되어 과학자들이 최신 기술을 통해 이 화석을 다시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CT 스캔을 통해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에나리오에테스는 바다 생활에 대한 적응이 더 진행되어 과거보다 큰 눈과 작아진 내이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두개골의 형태로 봤을 때 에나리오에테스는 악어처럼 숨어 있다가 기습하는 방식이 아니라 매우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 유선형 몸체를 지니고 있었으며 현재의 돌고래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를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수억 년 간 성공적인 생물체였던 악어가 신생대에 이렇게 진화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million-year-marine-crocodile-cretaceous.html
Sven Sachs et al, A new genus of metriorhynchid crocodylomorph from the Lower Cretaceous of Germany, Journal of Systematic Palaeontology (2024). DOI: 10.1080/14772019.2024.2359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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