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research from the University of Michigan reveals that the roundworm C. elegans (shown above in the shape of an ear), a common model species used in biological research, can sense and respond to airborne sound waves despite having no ear-like organs. Credit: Rajani Arora, University of Michigan Life Sciences institute)
예쁜 꼬마 선충 (Caenorhabditis elegans)은 몸길이 1mm에 불과한 작은 선충이지만, 실험 동물로 이상적인 형태를 지녀 많은 연구가 이뤄진 동물입니다. 충분히 작고 몸이 투명해 발생 과정이나 뇌의 구조 등을 연구하기 쉬우면서도 적당한 복잡성과 간단성을 지닌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미시간 대학 생명 과학 연구소 (University of Michigan Life Sciences Institute)의 과학자들은 귀가 없는 예쁜 꼬마 선충이 온몸으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샤운 추(Shawn Xu at the Life Sciences Institute)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15년간 이 귀와 눈이 없는 벌레를 연구하면서 후각, 촉각, 미각 이외에 사실 시각과 청각도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시각의 경우 빛을 감지하는 능력 정도이지만, 청각은 생각보다 더 우수해 100Hz부터 5KHz 소리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척추동물보다도 감지범위가 더 넓은 셈입니다.
연구팀은 생각보다 좋은 청각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서 예쁜 꼬마 선충이 소리를 감지하는 방식을 조사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기전은 촉각을 이용해서 진동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별도의 청각 기관이나 신경세포가 필요 없기 때문에 예쁜 꼬마 선충처럼 작고 단순한 생물에 이상적인 방식이지만, 연구팀은 이 벌레가 더 정교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예쁜 꼬마 선충은 공기 중 음파를 감지하기 위해 두 가지 종류의 감각 신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신경 세포들은 귀라고 할 수 있는 특정 감각 기관에 있는 게 아니라 몸 전체에 분포합니다. 연구팀은 예쁜 꼬마 선충이 몸 전체를 청각 기관처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진동에 따라 몸안에 액체가 이동하면 이를 감지해 음파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몸 전체가 사실상 하나의 와우관 (whole-body cochlea)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이는 작은 벌레 입장에서 청각을 높이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아무리 청각 기관을 크게 키워도 몸집보다 더 커지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청각은 여러 동물문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습니다. 따라서 소리를 듣는 방식은 동물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수한 청력이 먹이를 찾고 천척을 피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예쁜 꼬마 선충 역시 이런 이유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진화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9-earless-worms-skin.html
"The nematode C. elegans senses airborne sound," Neuron (2021). DOI: 10.1016/j.neuron.2021.08.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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