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wer portion of a mosquito's leg after contact with a volcanic rock powder. Statically transferred perlite particles dehydrate mosquitoes, killing them. Credit: Michael Roe, NC State University.)
코로나 19가 유행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 40만명이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매년 말라리아로 죽는 사람의 숫자와 비슷합니다. 코로나 19가 그만큼 심각한 질병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말라리아로 매년 죽는 사람의 숫자 역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불행히 사망자의 대부분은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합니다.
보건 당국과 국제 단체에서는 너무 가난해서 제대로된 방충망을 구입할수도 없는 사람들에게 살충제로 코팅된 모기장과 기타 모기 퇴치 용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역시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퇴치가 점점 곤란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말라리아 모기 퇴치 방법이 절실한 상태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혁신 벡터 통제 컨소시엄 Innovative Vector Control Consortium (IVCC, based at the Liverpool School of Tropical Medicine), Imerys Filtration Minerals Inc.의 합동 연구팀은 스프레이 형태로 페인트처럼 분사할 수 있는 항모기 코팅 소재인 이머가드 WP (Imergard WP)를 개발했습니다. 이머가드 WP는 매우 흔한 소재인 펄라이트 (Perlite)를 사용한 항모기 소재입니다.
진주암이라고 불리는 펄라이트는 화산암의 일종으로 유리질 성분입니다. 이를 분쇄한 다음 고온으로 가열하면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용도는 조경용의 인공 토양으로 내부에 구멍가빈공간이 많아 가볍고 물을 많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건축물 옥상에 나무나 식물을 심는 경우 가벼운 펄라이트가 인공 토양으로 제격이며 그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살충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펄라이트가 모기 몸에 붙을 경우 수분을 흡수해 모기를 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펄라이트 자체는 페인트처럼 칠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를 스프레이 형태로 뿌릴 수 있게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살충제와 함께 야생 모기를 대상으로 살충 능력을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이머가드 WP는 5개월간 80%이상 6개월에도 78%의 살충력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살충제 코팅은 5개월 동안 40-45%의 살충력을 보여줬으며 6개월째에는 25%로 감소했습니다.
이머가드 WP의 장점은 살충제가 아니기 때문에 포유류를 비롯한 다른 동물에 피해가 없고 인체에도 무해하다는 것입니다. 또 원리상 쉽게 내성이 생기기 어려워 모기의 살충제 내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리상 물에 노출되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미세 먼지 등 다른 문제는 없을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원리를 지닌 모기 살충 소재인 만큼 장점을 잘 살려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Jean M. Deguenon et al, ImergardTMWP: A Non-Chemical Alternative for an Indoor Residual Spray, Effective against Pyrethroid-Resistant Anopheles gambiae (s.l.) in Africa, Insects (2020). DOI: 10.3390/insects110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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