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gorilla and her baby. Credit: Edward Wright)
고릴라 수컷은 현존하는 가장 큰 영장류입니다. 고릴라 수컷은 최대 200kg나 나갈 수 있으며 암컷보다 두 배나 더 큽니다. 이렇게 크기가 커진 이유는 다른 동물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큰 수컷이 짝짓기를 독점할 수 있어 진화적 경쟁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덩치가 큰 수컷만이 후손을 남기다 보니 성선택에 의해 자연스럽게 수컷이 유독 커진 것이지요. 사실 대부분의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합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암컷이라고 해서 짝짓기 기회를 100%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야생 마운틴 고릴라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암컷 역시 짝짓기와 출산 횟수에서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암컷 사이에도 분명히 서열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서열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학 연구소의 에드워드 라이트 (Edward Wright from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Germany)가 이끄는 연구팀은 르완다 화산 국립 공원에서 다이앤 포세이 국제 기금 (Dian Fossey Gorilla Fund International)의 보호를 받는 야생 고릴라 무리를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야생 상태의 고릴라를 간섭 없이 연구하고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카메라와 레이저 측정기로 몸의 부피를 구하고 무게를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암컷의 몸집과 짝짓기, 임신 및 출산 횟수는 큰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34마리의 암컷 고릴라의 서열을 결정하는 요소는 나이나 신분이 높은 그룹에 속하는 등의 사회적 요인이 더 강했습니다. 따라서 암컷에서는 몸집을 키우는 성선택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컷처럼 몸집이 커지지 않는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건 미적인 요소도 서열에 들어가는지 입니다. 인간은 여성에서는 물론 남성에서도 예쁘고 잘 생기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데, 인간과 가까운 유인원인 고릴라도 선호하는 외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Wright E, Galbany J, McFarlin SC, Ndayishimiye E, Stoinski TS, Robbins MM (2020) Dominance rank but not body size influences female reproductive success in mountain gorillas. PLoS ONE 15(6): e0233235. doi.org/10.1371/journal.pone.023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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