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infected by fungus. Credit: Filippo Castellucci)
곤충에 기생하는 곰팡이 가운데는 숙주의 행동을 조종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파리에 기생하는 Entomophthora muscae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곰팡이는 파리에 감염되면 내부에 침투해 증식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파리의 뇌를 조종해 가능한 높은 곳에 매달리게 합니다.
그리고 완전히 내부를 파먹은 죽은 파리 안에서 곰팡이 포자를 퍼트리기 위해 파리를 유인하는 물질을 내놓습니다. 짝짓기를 위해 다가온 파리가 다시 감염되는 방식으로 세대를 이어나가는 것이 곰팡이의 생존 전략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곰팡이는 좀비 곰팡이라고 불립니다.
코펜하겐 대학의 드 파인 리흐트 교수 (Associate Professor De Fine Licht of the University of Copenhagen's Department of Plant and Environmental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E. muscae의 유전자를 해독해 도대체 이 곰팡이가 어떻게 파리의 행동을 조종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E. muscae는 일반적인 곰팡이보다 유전자가 25배나 많습니다. 이 가운데 뇌를 조종하는 유전자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래 해변에서 바늘 하나를 찾아내는 것 같은 작업을 통해 연구팀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를 찾아냈습니다. 곰팡이가 파리의 행동을 조종하기 위해 빛을 이용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곰팡이가 뇌를 조종하는 방법을 알아내면 새로운 기전의 정신과 및 신경과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좀비 곰팡이에서 인간에 유용한 물질이나 약물이 개발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9-knowledge-fungus-flies-home-zombies.html
Jason E. Stajich et al, Signatures of transposon-mediated genome inflation, host specialization, and photoentrainment in Entomophthora muscae and allied entomophthoralean fungi, eLife (2024). DOI: 10.7554/eLife.928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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