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텔)
인텔은 애로우 레이크에 20A 노드를 사용한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심지어 작년에는 20A 웨이퍼를 들고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인텔은 18A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애로우 레이크는 외부 노드를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Arrow Lake processor family will be built primarily using external partners and packaged by Intel Foundry.)
루나 레이크에 이어 결국 에로우 레이크도 외부 노드를 사용한 제품이 되고 마는 것인데, 이는 인텔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외부 노드가 어느 회사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미 루나레이크에 사용된 TSMC의 N3B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새로운 노드를 테스트하기도 힘든 상황이고 다른 선택지인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로써는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인텔은 표면적으로 더 앞선 공정인 18A에 집중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애시당초 4년간 5개나 되는 반도체 공정을 시도하는 것이 다소 무리한 계획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결국 20A로 출시되어야 할 프로세서도 다 외부 파운드리로 돌리고 인텔 파운드리는 다른 고객사를 많이 확보한 것도 아니라서 경쟁자인 TSMC의 매출만 높여준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2-3개 정도 공정에 집중하고 제대로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더 맞는 선택지였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번 발표로 인텔이 AMD 같은 팹리스 회사로 갈 것인지 아니면 본래 계획대로 종합 반도체 회사로 남을 것인지는 18A의 성공 여부에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됐습니다. 만약 18A가 실패하면 인텔의 미세 공정 개발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미 계약한 고객사들도 떨어져 나갈 것이 분명합니다. 참고로 18A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외부 고객과도 계약을 맺은 상황입니다. 내년에 제대로 양산에 들어가지 못하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결정이 사실 이미 내부적으로는 내려진 상태이고 이제서야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이미 올해 초 3월 경에 애로우 레이크가 외부 노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왔고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15,000명의 인원을 해고하고 100억 달러를 절감할 계획을 발표한 점으로 봐서 20A에 들어갈 인력과 비용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갑자기 TSMC에서 양산이 되는 것도 아닌 만큼 올해 초에 이미 테입 아웃이 이뤄지고 테스트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텔은 20A 공정이 인텔의 GAA 기술인 리본펫 (Ribbon FET)과 후면 전력 공급 기술인 파워비아(PowerVia)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18A는 이를 기반으로 공정을 더 성숙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럴거면 처음부터 공정을 하나만 개발해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현재 이 상황은 미국 정부도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 시설을 포기하면 국가 경제는 물론 안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인텔을 살리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