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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생물학으로 공룡 다리를 가진 닭 만들기



(The fibula bone (orange) in Dinosaurs is as long as the tibia and reaches down to the ankle (upper left), whereas in adult birds, it is splinter-like and shorter than the tibia, missing its lower end (upper right). However, bird embryos actually start out like dinosaurs, and then develop their adult anatomy (centre). The transformation can be stopped by experimental inhibition of Indian Hedgehog (IHH), a bone maturation gene, which leads to a bird with a dinosaur-like fibula (lower right))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는 여러 유전자를 조합해서 공룡을 복원하거나 아예 새로운 공룡을 창조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일단 유전자를 아무렇게나 짜맞추기도 어렵고 이를 실제 공룡으로 키워내기도 어렵습니다. 수많은 유전자들이 정교하게 조합된 것이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최근 과학자들이 닭의 다리를 더 원시적인 형태로 바꾸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조류와 수각류 공룡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쉽게 실험할 수 있는 닭을 대상으로 삼은 것인데, 물론 공룡을 복원하려는 목적은 아니지만 공룡 다리를 한 닭이라는 실험 자체가 신선하다는 느낌입니다. 


 브라질과 칠레의 과학자들은 조류의 진화에서 작아진 비골(fibular)에 주목했습니다. 본래 공룡에서는 비골이 같이 붙어 있는 아래 다리뼈인 정강이뼈(tibia)와 거의 같은 길이로 발목 관절에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조류의 진화가 진행되면서 비골은 작아져 사실상 조류는 아래 다리뼈가 하나만 존재하는 식으로 진화했습니다. 


 연구팀은 비골의 끝에서 발현되는 Indian hedgehog (IHH)유전자의 활성을 감소시켰습니다. 이 유전자가 아마도 이런 진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실제로 배아의 비골이 길어지면서 조상인 수각류 공룡과 같은 다리가 형성되었습니다. (사진) 


 연구팀은 동시에 비골 골단(epiphysis)가 활성화되면서 뼈가 자라는데 필요한 Parathyroid-related protein (PTHrP)가 활성화 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발꿈치뼈(calcaneum) 역시 PTHrP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물론 이 연구의 목적은 닭을 이용해서 쥬라기 치킨을 만들거나 공룡을 복원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수각류 공룡에서 조류의 진화과정을 연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화석상의 기록은 이빨을 가진 조류의 조상이 짧은 비골을 진화시킨 것이 백악기 초기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DNA의 변화를 역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수각류 공룡을 닮은 닭다리라고 해도 특별히 더 맛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치느님은 그냥 지금 상태가 가장 훌륭합니다.


 참고 



João Francisco Botelho et al. Molecular development of fibular reduction in birds and its evolution from dinosaurs, Evolution (2016). DOI: 10.1111/evo.12882

João Francisco Botelho et al. Skeletal plasticity in response to embryonic muscular activity underlies the development and evolution of the perching digit of birds, Scientific Reports (2015).DOI: 10.1038/srep09840

Bhart-Anjan S. Bhullar et al. A molecular mechanism for the origin of a key evolutionary innovation, the bird beak and palate, revealed by an integrative approach to major transitions in vertebrate history, Evolution (2015). DOI: 10.1111/evo.12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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