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 있는 수많은 소행성들은 아주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행성들이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지는 생성된 궤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에서 가까이에서 형성된 소행성일 수록 물과 같은 휘발성 성분이 적으며 멀어질 수록 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사실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점이죠.
우리의 태양계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다른 행성계들 역시 모항성에서 먼 거리에 다수의 얼음 형태의 물을 포함한 소행성과 혜성들이 공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이 태양계 밖에서도 물을 포함한 천체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대상은 지구에서 약 170 광년 떨어진 백색 왜성 GD61 입니다.
본래 항성 시절에 그 주변을 공전하던 행성 및 소행성, 혜성들 중 일부는 그 별이 죽고 백색 왜성이 된 이후에도 그 주변을 공전하게 될 것 입니다. 우리의 태양계의 미래를 말한다면 수성, 금성은 결국 적색 거성 단계에서 태양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고 지구의 경우는 예측이 아직 통일되지 않고 있습니다. 화성과 목성, 토성 같은 비교적 먼 거리를 공전하는 행성과 소행성들은 살아 남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백색 왜성이 된 태양의 잔해 주변을 공전할 텐데 이 백색 왜성은 이전의 태양에 비해 질량이 한참 줄어들게 되므로 중력이 약해져 아주 멀리 떨어진 천체들의 운명은 매우 불안정해 질 것입니다.
아무튼 GD61 은 이미 이런 미래를 겪은 백색 왜성입니다. 백색 왜성 주변을 도는 행성이나 소행성은 쉽게 추정할 수 있지만 사실 관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다른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그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이 허블 우주 망원경과 켁 망원경으로 관측한 것은 이 백색 왜성 주변에서 과도하게 관찰되는 산소의 존재로 이를 설명할 가장 좋은 방법은 질량의 26% 를 물로 지닌 천체가 파괴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백색 왜성 GD61 주변부에서 강력한 중력에 의해 얼음과 물을 포함한 소행성이 파괴되는 상상도 This is an artist impression of a rocky and water-rich asteroid being torn apart by the strong gravity of the white dwarf star GD 61. Similar objects in the Solar System likely delivered the bulk of water on Earth and represent the building blocks of the terrestrial planets. (Credit: Image copyright Mark A. Garlick, space-art.co.uk, University of Warwick and University of Cambridge))
천문학자들은 적어도 90 km 이상의 지름을 지닌 암석-물 로 구성된 소행성이 백색왜성의 강력한 중력에 잡혀 백색 왜성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아주 강력한 분광 기술을 사용해 백색 왜성의 표면과 대기를 오염시킨 물질의 화학 구성을 알아냈는데 탄소의 존재가 거의 없는 풍부한 산소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렇게 추정했습니다.
이전 포스트 ( http://jjy0501.blogspot.kr/2012/06/53-2.html 참조) 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백색 왜성 자체는 별이 핵융합 반응을 하고 남은 재료인 탄소와 산소로 구성되고 대기는 별의 잔해에서 사로잡은 헬륨이나 수소로 구성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본래는 관측되지 않을 산소가 관측되었다는 점은 뭔가 다른 물질이 대기에 충돌해서 오염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탄소의 존재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마도 탄소를 지니지 않은 순수한 암석과 물로 구성된 소행성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발견이 시사하는 점은 중요한데 GD61 의 행성계에는 물이 매우 풍부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충돌한 소행성 하나만 가지고 모두를 추정할 순 없지만 26% 라는 수치는 적지 않은 양입니다. 이 행성계에 이런 소행성이 일반적이라면 GD61 의 행성 가운데는 물이 매우 풍부한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흔히 지구를 물의 행성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물은 표면의 아주 얇은 층을 이루고 있을 뿐입니다. 지구 전체의 질량으로 보면 물의 질량은 0.023% 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GD61 의 사례는 솔직히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의 존재가 외부 행성계에서도 매우 흔하다는 간접적인 증거이기도 합니다.
GD61 이 백색 왜성이 된 것은 2 억년 전의 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GD61 이 아직 항성이던 시절 이 주변에는 지각 대신 거대한 물과 얼음의 층을 지닌 행성들이 공전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공전하고 있을 지도 모르죠. 이번 발견은 암석과 물 - 지구 같이 생명이 존재하는 행성이 탄성하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성분 - 이 다른 행성계에도 매우 풍부하다는 간접적인 증거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Science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J. Farihi, B. T. Gansicke, D. Koester. Evidence for Water in the Rocky Debris of a Disrupted Extrasolar Minor Planet.Science, 2013 DOI: 10.1126/science.1239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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