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호기롭게 문을 연 네이버의 패키지 게임 서비스 사업은 결국 얼마안가 문을 닫게 됩니다. 게임도 별로 없었지만 셧다운이나 서버 문제, 가격 문제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수지가 맞지 않는 거래였기 때문에 선뜻 이를 구매하려는 유저층이 적었기 때문이겠죠. 따라서 지난 10월 8 일 네이버가 네이버 패키지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고 이전 고객들에게 스팀키를 배부하기로 한 판단은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예상 못했던 일은 네이버 게임에서 앞으로 스팀 게임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이를 통해 국내에서 패키지 게임을 유통할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한국을 비롯한 극히 소수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희한한 제도인 셧다운제의 여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직접 유통하고 서비스 하려면 셧다운제 같은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제약을 감수하고 게임을 네이버에서 직접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큰 이유겠죠.
그리고 일종의 구매 대행 방식으로 스팀 키를 판매하는 것도 한스팀 등의 사례를 생각하면 수지가 남는 장사일 수 있습니다. 해외 결제 수단이 없거나 혹은 네이버 캐쉬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을 이쪽으로 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투' 라는 비난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포털 사이트가 직접 게임 구매 대행업까지 나서게 되는 셈이니까요. 중소 기업의 아이디어를 표절해서 사업을 한다는 비판도 가능합니다. 다만 무슨 특허를 받을 만한 사업 모델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해석일 수도 있겠죠.
일부에서는 이런 문제보다는 혹시 이것 때문에 스팀이 셧다운제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구매 대행 사업은 다른 업체에서도 해오고 있고 스팀은 공식적으로는 국내 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걱정할 부분은 스팀이 이를 통해 더 대중화 되었을 때 여가부에서 스팀에 성인 인증 (!) 이나 셧다운제 적용을 강제하려고 들 때 입니다. 이쪽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솔직히 네이버는 뭔가 생각이라도 있는데 이쪽 부서는 무슨 생각이 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아무튼 네이버에서 스팀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자체는 꽤 묘하긴 한데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 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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