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interpretation of Protemnodon shown next to a person and the largest of today’s kangaroos, the red kangaroo (Osphranter rufus). Credit: Billie Jones, Science Graphic Design)
인류가 상륙하기 전 고대 호주에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유대류가 살고 있었습니다. 자이언트 캥거루로 알려진 프로템노돈 (Protemnodon)도 그들 중 하나입니다. 프로템노돈은 500만년 전인 플라이스토세 부터 비교적 최근인 12,000년 전까지 호주, 뉴기니, 뉴질랜드에 서식했습니다. 지금까지 7종의 화석종이 알려져 있으며 가장 최근에 사라진 종은 12,000년까지 뉴기니 섬의 고원 지대에 있다가 멸종했으나 대부분은 인류의 호주 대륙 상륙 이후인 5만 년 전 자취를 감췄습니다.
자이언트 캥거루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프로템노돈은 가까운 친척인 캥거루나 왈라비와 매우 유사한 외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처럼 잘 뛰어다녔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 가운데서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가장 큰 종의 경우 서 있을 때 키가 사람보다 크고 몸무게는 170kg나 되어 만약 캥거루처럼 뛰어다닌다면 근육과 골격, 관절에 상당한 무리가 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대학원생인 빌리 존스 (Billie Jones)와 동료들은 프로템노돈이 현재 캥거루처럼 뛰어다녔다는 주장에 의문을 품고 이들의 골격을 다시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프로템노돈이 현생 캥거루와 비교해서 상완골 (위팔뼈)가 더 많은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튼튼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프로템노돈의 발목 관절이 착지 시 큰 충격을 반복적으로 견디기엔 약하다는 증거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프로템노돈이 짧은 거리는 캥거루나 왈라비처럼 뛰어다녔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네 발을 이용해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멸종 동물의 행동이나 이동 방식을 재현하기는 어렵지만, 몸집이 큰 유대류까지 두 발로 뛰어다녀야 할 이유는 적었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어쩌면 이것 때문에 인간의 호주 상륙 후 프로템노돈이 멸종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 관점에서 보면 프로템노돈은 캥거루보다 느리고 고기는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사냥감이었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7-ancient-large-kangaroo-legs.html
https://en.wikipedia.org/wiki/Protemnodon
Billie Jones et al, Hop, walk or bound? Limb proportions in kangaroos and the probable locomotion of the extinct genus Protemnodon, Journal of Mammalian Evolution (2024). DOI: 10.1007/s10914-024-09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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