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ssil specimen of Opabinia regalis from the Burgess shale on display at the Smithsonian in Washington, D.C. Credit: Smithsonian Institution.)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동물문은 수억 년에 걸쳐서 하나씩 등장한 게 아니라 고생대의 첫 시기인 캄브리아기에 한꺼번에 등장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당시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진 산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복잡한 다세포 동물은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그럴 듯한 가설이긴 하지만, 최근 캄브리아기가 시작할 무렵의 산소 농도는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가진 않았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국제 과학자 컨소시엄은 약간의 산소 농도 증가만으로도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우스햄프턴 대학의 리차드 스톡키 박사 (Dr. Richard Stockey , a paleobiologist at the University of Southampton)가 이끄는 연구팀은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채취한 캄브리아기와 그 전 시대의 해양 지층에 있는 우라늄 및 몰리브덴의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당시 산소 농도가 지금처럼 높았다는 가설이 맞다면 바다에서 형성된 해양 지층 역시 산소 농도가 높아져서 무거운 원소의 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 과학자들은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가 현대 수준에 이른 것은 4억 년 전부터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캄브리아기가 시작된 5억 4천만 년 전 얕은 바다의 산소 농도 증가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디.
하지만 이 시기 초기 동물들은 몸집이 작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낮은 산소 농도에도 적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약간의 산소 농도 증가와 함께 먹이, 온도 같은 다양한 요소가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동물문의 탄생을 촉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억년 전 발생한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현재의 지구 동물문이 대부분이 한꺼번에 등장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 없이는 우리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7-small-earth-oxygen-huge-evolutionary.html
Richard G. Stockey et al, Sustained increases in atmospheric oxygen and marine productivity in the Neoproterozoic and Palaeozoic eras, Nature Geoscience (2024). DOI: 10.1038/s41561-024-01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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