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 번 복용하는 케타민 알약이 2상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케타민은 전신마취나 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되는 해리성 마취제인데, 20년 전부터 항우울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다른 치료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의 치료제로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주사제나 코 스프레이 식으로 투여하는 케타민은 부작용이 크고 투여도 불편해 항우울제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케타민 서방정은 매우 적은 양을 지속적으로 방출해 부작용은 줄이고 항우울 효과는 높인 약물입니다.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의 콜린 루 교수 (Professor Colleen Loo, a clinical psychiatrist and researcher with 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Sydney (UNSW Sydney))가 이끄는 연구팀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168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케타민 서방정의 2상 임상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케타민 30mg, 60mg, 120mg, 180mg이나 위약을 일주일에 2회 12주 동안 복용했습니다. 우울증 정도는 Montgomery-Åsberg Depression Rating Scale (MADRS) 설문지로 측정했습니다. 연구 결과 180mg 복용 그룹은 위약군에 비해 의미 있는 우울증상 감소를 보고했습니다. MADRS 점수는 30점에서 평균 14점까지 감소했고 재발한 경우도 케타민 180mg 그룹에서 43.7%, 위약군에서 70.3%로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케타민 자체가 환각 작용과 다른 부작용이 많은 약물이지만, 서방제의 경우 조금씩 흡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작용 보고는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다른 치료로 반응하지 않는 심각한 우울증의 치료제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약물의 제조사인 더글라스 제약 (Douglas Pharmaceuticals)은 이 결과를 토대로 3상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호주와 미국 FDA 등 관리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연 케타민이 큰 부작용 없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ketamine-tablet-severe-depress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4-0306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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