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는 오래전 부터 지구 이외의 태양계의 다른 장소에 말 그대로 비행기를 날리기 희망하고 있습니다. 넓은 지역을 탐사하는 데 날아다니는 것처럼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물론 비행기보다 더 간단하고 기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큰 방식인 풍선 날리기 역시 같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 둘을 합친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나사가 노스럽 그루먼사와 함께 공동으로 개발 중인 뱀프(Venus Atmospheric Maneuverable Platform (VAMP))가 그것인데, 이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풍선 비행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선의 가장 큰 장점은 좁은 공간에 아무렇게나 수납한 다음 펼치면 된다는 것이죠. 즉 아주 작은 부피와 무게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금성이든 화성이든 다른 행성으로 보낼 때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일단 풍선이 날아오르면 이동하는 방향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풍선에 동력원을 탑재한 비행선 형태 역시 제안되었는데, 노스럽 그루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풍선 모양의 비행기에 엔진을 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입니다. 비행선보다 생김새는 복잡하지만 비행 성능이나 조작은 더 쉬울 수도 있습니다.
(뱀프의 상상도. Northrop Grumman has come up with a Venus mission concept called VAMP (Venus Atmospheric Maneuverable Platform): An inflatable propeller plane that could cruise Earth's super-heated sister planet for years, sampling the acidic alien atmopshere directly and safely observing the venusian surface from 50 kilometers up. Credit: Northrop Grumman artist's concept )
뱀프는 날개 너비가 55m에 달하는 대형 풍선이지만, 지구에서 발사할 때는 작게 접어서 우주선에 탑재된 다음 우선 목표인 금성에서 펼쳐져 비행기 모양이 됩니다. 양력이 적더라도 부력 덕분에 적은 에너지로도 하늘을 떠다니면서 원하는 장소로 날 수 있지만,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금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어서 풍선 자체를 띄우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지구 대기의 100배에 달하는 높은 압력과 섭씨 500도에 근접하는 뜨거운 온도, 그리고 황산 구름을 가지고 있는 지옥 같은 환경입니다.
이런 고온에서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엔진이나 기체는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노스럽 그루먼의 엔지니어들은 뱀프를 금성의 높은 하늘에 날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금성의 황산 구름보다 더 위인 고도 50km에서 70km의 하늘은 구름도 없고 기압과 기온이 지구 표면과 비슷합니다. 또 이 고도에서는 구름이 거의 없어 필요한 에너지를 박막 태양전지로 얻을 수 있습니다.
뱀프가 만약 성공을 거둔다면 대기를 지닌 태양계의 다른 천체인 화성과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도 응용하는 것은 물론 지구에서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뱀프는 중요한 시험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일단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사업자로 선정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 계획이 나사의 뉴 프런티어스 행성과학 경쟁(New Frontiers planetary science competition)에서 선정되면 2016년에서 2021년 사이 1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탐사선을 금성으로 발사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아직 기술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 계획을 반대하는 만큼 성사 여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이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금성 비행기의 꿈이 좌절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른 경쟁자와 나사의 엔지니어들이 이미 다른 행성을 날아다닐 비행체에 대해서 상당 부분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다른 행성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체를 보는 것은 시간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현재까지는 알 수 없겠죠. 과연 풍선 비행기가 다른 행성의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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