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소개드린 남극 빙하와 붕빙에 대한 여러 연구들은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최근 남극의 얼음이 예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것이죠. 본래 남극의 얼음은 조금씩 바다로 흘러가면서, 그리고 지열에 의해 녹으면서 조금씩 질량을 잃습니다. 동시에 남극에 내리는 눈이 질량을 보태주면서 질량을 더하게 됩니다.
과거 남극의 얼음은 확장과 축소를 반복해왔는데, 최근 연구 결과들은 남극의 빙하들이 새로운 축소 국면에 도달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극 주변의 평균 기온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는 전혀 놀랍지 않은 내용이라고 하겠습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버트 우터스 박사(Dr Bert Wouters, a Marie Curie Fellow at the University of Bristol)와 그의 동료들은 남극 반도(Antarctic Peninsula) 남부의 남극 빙하들이 2009년을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질량을 잃고 있다는 내용을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남극에 있는 연구용 선박. Research vessel deploying instruments on an Antarctic ice shelf. Credit: Jonathan L. Bamber )
연구팀은 유럽 우주국의 CryoSat-2의 데이터와 또 다른 위성인 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 (GRACE)의 데이터를 이용했습니다. CryoSat-2는 레이더 반사를 이용해서 지표의 고도를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남극 반도의 빙하는 높이가 무려 매년 4m나 낮아진 지역도 있습니다. GRACE는 정밀한 중력 분포를 측정할 수 있는 위성으로 남극 빙하의 질량 소실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얼음이 녹아 질량을 일으면 그 지역의 중력은 미세하게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동영상)
이들의 분석에 의하면 남극 반도의 750km에 달하는 해안선에서 남극 빙하의 이동속도가 빨라지면서 2009년 이후 매년 60㎦ 얼음 혹은 55조 리터의 물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약 300 ㎦ 의 얼음이 녹아서 바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35만개에 해당하는 크기입니다.
이 빙하들은 2009년 이전까지는 매우 안정적이었던 빙하였으나 최근 빠른 속도로 질량을 잃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온난화 이외에도 바람이라는 다른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주변의 따뜻한 바닷물이 점차 안쪽으로 파고들어 빙하의 아랫부분을 녹이는 것은 이 지역에서 서풍이 특히 강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결국 빙하가 질량을 잃는 것은 온난화라는 거대한 힘이 그 근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온도가 높아지니 얼음이 녹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과학자들이 확인하려는 것은 과연 얼마나 빠르게 녹는지 입니다. 녹는 속도가 해수면 상승 속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Dynamic thinning of glaciers on the Southern Antarctic Peninsula' by Bert Wouters, Alba Martin-Español, Veit Helm, Thomas Flament, Melchior van Wessem, Stefan Ligtenberg, Michiel van den Broeke and Jonathan Bamber in Science:www.sciencemag.org/lookup/doi/10.1126/science.aaa5727
http://phys.org/news/2015-05-sudden-onset-ice-loss-antarctica.html#jCp
http://phys.org/news/2015-05-sudden-onset-ice-loss-antarctica.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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