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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왕복선의 꿈을 다시 한번 ? DARPA 의 XS-1



 아폴로 계획 이후 나사의 상징과도 같은 우주 왕복선 (Space Shuttle) 은 사실 비용대 효과면에서는 실패작이었습니다. 비싼 로켓을 한번 쓰고 버리는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번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왕복선을 만들었는데 실상은 예산의 압박으로 인해서 본래 의도한 것과는 달리 거대한 연료 탱크를 1 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복잡한 구조에다 양쪽 옆에 거대한 고체 로켓 부스터까지 달면서 오히려 그 비용이 1 회용 로켓보다 더 비싸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재사용 가능한 우주 로켓의 개발은 우주 개발 역사에서 매우 오랜 꿈이기도 합니다. DARPA (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 미국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 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무인 로켓을 여러차례 재사용 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인 Experimental Spaceplane (XS-1)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보도 자료를 통해 1 단계 사업 추진을 위해 다음의 세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소식입니다. 


The Boeing Company (working with Blue Origin, LLC)
Masten Space Systems (working with XCOR Aerospace)
Northrop Grumman Corporation (working with Virgin Galactic)


 이 중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은 워낙 유명한 회사인데 노스롭 그루먼의 경우 독특하게도 최근 우주 여행의 상업화를 시도 중인 버진 갤러틱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XS-1 의 목표는 재사용이 가능한 무인 로켓으로 소형 위성을 저지구궤도 (LEO) 에 쏘아 올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아래의 컨셉 기체는 아마도 실제 개발 과정에서 크게 변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스펙과 외형은 아직 미정입니다)  




(XS-1 의 컨셉  DARPA created its Experimental Spaceplane (XS-1) program to create a new paradigm for more routine, responsive and affordable space operations. The agency has taken its first major step toward that goal by awarding prime contracts for Phase 1 of XS-1 to three companies: The Boeing Company, Masten Space Systems and Northrop Grumman Corporation. Credit : DARPA)



(컨셉 영상) 


 XS-1 의 컨셉은 단순합니다. 우주 왕복선과 비행기를 합쳐놓은 듯한 외형을 가진 XS-1 은 로켓엔진의 힘으로 음속의 10 배까지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후 동체위에 매달은 작은 로켓이 점화되어 여기서 위성이 발사되게 됩니다. 우주 왕복선의 본래 컨셉인 어미 - 자식 우주선에 더 가까운 방식이라고 (물론 오리지널 우주 왕복선은 어미 - 자식이 모두 재활용이었음) 하겠습니다. XS-1 의 또 다른 목표는 10 일간 10 회 정도 비행이 가능할 만큼 유지 운용이 편하고 3000 - 5000 파운드에 달하는 페이로드를 지니면서도 1 회 발사 비용이 500 만 달러로 저렴할 것 등이 있습니다.  


 1 단계 사업에서 보잉, 매스턴 스페이스 시스템, 노스롭 그루먼의 3 회사는 XS-1 의 데몬스트레이션 기체를 제작하고 핵심적인 기술을 검증해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위에 모양처럼 생긴 기체를 개발하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겠지만 비용이라는 부분을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렴한 우주 발사체 개발과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 개발은 오랜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XS-1 은 일단 재사용이 가능한 무인기를 극초음속으로 발사하고 여기서 자식 로켓을 발사해 위성 궤도에 올리는 기술적으로 우주 왕복선보다 더 간단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임무를 마친 XS-1 은 비행기처럼 대기권을 비행해서 항공기처럼 착륙하게 됩니다. 


 과연 우주 왕복선의 못이룬 꿈을 XS-1 이 조금이나마 이루게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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