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 년 지구에서 출발해 2004 년 목적지인 토성에 도착한 우주 탐사선 카시니가 탐사 10 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탐사 활동을 벌이는 카시니는 2017 년까지 연장 미션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나사는 탐사 10 주년을 맞이해서 그 동안 카시니가 이룩한 수많은 과학적 성과 가운데 10 가지를 선정했습니다.
(나사가 선정한 카시니의 10 대 발견 Credit : NASA)
(10 년 전 카시니가 토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 했을 당시의 영상. 벌써 10 년 전 이야기. )
1. 호이겐스가 최초로 타이탄에 착륙하다. (2005 년 1월 15일)
카시니는 최초로 외행성의 위성에 착륙할 착륙선인 호이겐스를 탑재했습니다. 타이탄의 독특한 환경을 관측하려는 첫번째 시도였던 셈입니다. 마치 뿌연 오렌지색 연기로 덮힌 것 같은 타이탄의 대기를 뚫고 내려간 호이겐스가 보내온 영상은 황량한 사막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이야기 처럼 아주 생생한 영상을 보내온 것은 아니지만 향후 계속해서 진행될 타이탄 탐사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의미가 큰 사진이라고 하겠습니다. 향후 나사는 타이탄의 거대 액체 탄화수소 바다에 탐사선을 띄우거나 혹은 풍선 타입의 탐사선을 보내려는 방식을 검토중입니다.
(착륙 직후 보내온 사진 Credit: ESA/NASA/JPL/University of Arizona )
2.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을 발견하다. (2005 년 11월 28일)
카시니는 타이탄 이외에 다른 토성의 위성들도 세밀하게 관측했는데 여기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엔셀라두스에서 수증기와 얼음의 간헐천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관측한 것입니다. 엔셀라두스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을 만드는 힘 : http://jjy0501.blogspot.kr/2013/08/Forces-Controlling-Enceladus-Jets.html
(카시니가 처음 관측한 엔셀라두스의 간헐천 Credit: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
지름 500 km 에 불과한 작은 얼음 위성의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 (혹은 바다) 가 존재하고 이것이 수백 km 밖으로 분출하고 있음을 관측한 것은 정말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서 생명체가 존재할 지도 모르는 지구 밖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래 엔셀라두스 관측 미션에서는 이 간헐천 속을 통과해서 물질을 얻는 것도 존재합니다. 이를 분석할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사실이 밝혀질지도 모르죠.
3. 토성 고리의 역동적인 변화를 관측하다. (2014년 4월 11일)
토성하면 생각나는 가장 상징적인 구조물은 사실 토성 자체가 아니라 토성 주위의 고리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토성의 고리는 오래전 부터 사람들을 매료시켜왔습니다. 카시니는 토성에 도달한 탐사선 가운데 가장 강력한 카메라를 이용해서 토성 고리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측 이를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토성의 고리의 모습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토성의 고리에서 작은 위성이 생성되는 장면까지 목격했습니다.
(토성의 고리에서 형성되는 구조물 Credit: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
4. 타이탄의 표면에서 강과 호수, 바다를 발견하다. (2007 - 2013)
사실 타이탄의 표면에서는 지구 같은 큰 바다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큰 호수의 존재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 호수들로 흘러들어가는 강들의 존재도 같이 확인했습니다. 이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는 최초로 액체 상태의 표면을 확인한 사례입니다. 화성처럼 과거에는 물이 흘렀던 것이 분명하나 현재는 말라버린 강과 호수의 흔적이 아니라 실제 액체가 흐르는 지형을 지구 밖에서 관측한 것입니다. 다만 액체는 물이 아니라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일종의 액화 천연 가스 성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이탄의 북극 근방에 있는 거대 호수들 Credit: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University of Idaho)
5. 토성의 거대 태풍 (2010 - 2011)
거대 가스 행성인 토성의 표면 대기는 아주 빠른 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2010 년 말 갑자기 토성에서 발생한 거대 폭풍은 그 폭이 1만 5000 km 에 달해 지구가 들어갈 만큼 거대했으며 곧 토성을 머리띠 처럼 둘러싸면서 발전했습니다. 이 폭풍은 토성의 대기 구조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동영상)
(가상 컬러로 본 토성의 태풍 Credit: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6. 토성의 전파가 알려준 내부 구조
토성은 목성 처럼 강력한 전파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카시니 데이터를 바탕으로 Saturn Kilometric Radiation 라는 전파를 분석하자 이 토성 내부에 대한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것은 토성의 자전에 따라 방출되는 전파의 모양이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달랐던 것입니다. 이는 토성의 내부 구조가 생각보다 더 복잡할 수 있다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Saturn Kilometric Radiation 의 관측 모습 Credit: NASA/JPL-Caltech/University of Iowa)
7. 처음으로 알려진 토성 고리의 수직 구조 (2009)
토성의 고리는 사실 크기에 비해서는 극단적으로 얇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만 km 에 달하는 폭을 지닌 고리도 사실은 수십 미터에 불과한 얇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토성의 공전 궤도에 따라 15 년에 한번씩 토성의 고리에도 수직 방향의 그림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카시니는 2009 년 이를 놓치지 않고 관측했고 B 링에서 그림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와 같은 독특한 모습은 작은 위성에 의한 중력의 영향으로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redit: NASA/JPL/SSI)
8. 타이탄의 화화적 구성 연구
타이탄의 대기는 태양계에서 가장 복잡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광과 메탄, 질소를 비롯한 타이탄의 구성 성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카시니의 관측 결과로 부터 얻어냈습니다. 현재도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아무튼 이 복잡한 화학 공장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것이 존재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타이탄 대기의 화학 반응의 가설. 톨린이라는 물질이 형성되어 타이탄을 노랗게 보이게 만든다는 내용. Tholins, complex organic molecules fundamental to prebiotic chemistry, are apparently forming at a much higher altitude, and in different ways than expected, in Titan’s atmosphere. NASA public domain )
9. 이아페투스의 두얼굴의 비밀을 밝히다.
토성의 또 다른 대형 위성인 이아페투스는 매우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쪽은 밝은 부분이 있고 다른 한쪽은 어두운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카시니의 관측 결과는 이것이 우주에서 온 먼지에 의한 영향과 이 위성의 극단적으로 느린 자전 주기 (1904 시간), 그리고 태양에서의 먼 거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아이페투스의 이미지. Credit: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10. 토성의 거대 육각형 태풍
토성의 거대 육각형 태풍은 토성의 거대한 미스테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토성의 북극에 나타난 이 육각형의 이유는 아직도 다소 미스테리이지만 아무튼 태양계에서 일어나는 태풍 가운데 가장 거대하고 경이로운 장면인 것은 확실합니다.
(토성의 육각형 태풍 Credit: NASA/JPL-Caltech/SSI/Hampton University)
사실 이외에도 카시니의 관측 결과는 여러가지로 놀라운 것들이 많습니다. 발사 된지 17 년간 계속해서 작동해온 카시니는 연료와 에너지가 고갈되는 순간까지 우리에게 토성과 고리, 위성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전달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수명이 다하고 난 이후 우리는 카시니의 후계자를 토성으로 보내야만 하겠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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