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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개미는 어떻게 자기 턱을 보호할까?


 

(Odontomahcus brunneus worker. Credit: Nathan Burkett-Cadena)



 개미의 성공 비결은 놀라운 수준의 사회적 협업과 더불어 매우 효과적인 턱에도 있습니다. 집게처럼 양쪽으로 열리는 턱이 적을 공격할 때는 물론이고 먹이를 집거나 개미굴을 파기 위해 흙은 나르는 등 온갖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개미는 턱을 더 강력한 무기로 개발했습니다. 이들은 턱을 양쪽에서 닫는 게 아니라 장전해서 엄청난 속도와 에너지로 닫습니다. 예를 들어 덫개미 trap-jaw ants (Odontomachus brunneus)의 경우 0.77마이크로초에 턱을 닫기 때문에 일단 사정거리에 있는 목표는 턱의 공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듀크 대학의 (셰일라 파텍 Sheila Patek, from Duke University)이 이끄는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은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덫개미가 엄청난 속도와 힘에서 자신의 턱을 지키는 비결을 연구했습니다. 



 덫개미의 턱은 1.3mm에 불과한 길이지만, 닫힐 때는 54.5m/s의 엄청난 속도로 닫히게 됩니다. 근육과 인대에 의해 외골격에 스프링처럼 저장된 에너지가 한번에 튀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초당 30만 프레임의 초고속 카메라로 확인한 결과 덫개미의 턱은 65도 각도로 벌어져 있다가 47만rpm의 속도로 회전해 33도 각도에서 안정하게 맞물리게 됩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자체 파괴를 막기 위해서 턱이 정확한 각도로 맞물리도록 턱이 앞뒤로 움직일 뿐 아니라 머리의 외골격 형태도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턱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근육의 질량은 개미 전체 질량의 14%에 달하며 턱을 닫을 때 머리의 길이가 3.2% 줄어들고 안쪽으로 6% 정도 들어갑니다. 이 모든 것이 대포의 주퇴복좌기처럼 반동을 흡수하고 주변 구조물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런 자연의 경이적인 구조물은 개미의 사회성 만큼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7-ballistic-trap-jaw-ants-self-destruction-mandible.html


Dual spring force couples yield multifunctionality and ultrafast, precision rotation in tiny biomechanical systems,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22). DOI: 10.1242/jeb.24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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