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처럼 대유행을 만들지는 않지만, 항생제 내성균의 증가는 서서히 인류를 압박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성균의 종류와 내성의 강도가 증가할수록 기존의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는데, 신약 개발 속도가 내성 발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입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신약을 포함해 항생제 내성균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 대학의 에리카 파커 (Erica Parker)가 이끄는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지방산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효소인 FabI 억제제를 연구했습니다. 이 효소는 포도상구균 같은 그람 양성균의 치료 목표로 주목받았는데, 연구팀은 이를 그람 음성균에 사용할 수 있게 개량해 파비마이신 (fabimycin)이라는 신약 후보 물질을 만들었습니다.
연구팀은 200종의 항생제 내성 균주에서 파비마이신의 억제 효과를 테스트했습니다. 이 가운데 항생제 내성 대장균, 폐렴 구균 (Klebsiella pneumoniae), 아시네토박터 (Acinetobacter baumannii) 균주 54종에 대해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파비마이신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선택적 효과로 목표로 하는 그람 음성균 이외에 다른 세균에 대해서는 억제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는 우리 몸에 사는 공생 미생물의 숫자가 인체 세포보다 더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리한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다양한 세균에 효과가 있는 광범위 항생제가 선호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목표로한 병원균만 죽일 수 있는 항생제가 선호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파비마이신은 동물 실험 정도만 진행한 상태로 실제 사람에서 효과가 있을지는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사람에서는 약물 전달 정도나 부작용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해야 하고 파비마이신에 대한 내성 역시 금방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발되는 신약이 많아야 결국 그 중에서 진짜 쓸만한 항생제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new-antibiotic-molecule-toughest-superbugs/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centsci.2c00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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