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aulking gun is used to apply the gel to the whorl of a maize plant. Credit: Patrick Fallet)
(Nematodes emerge from a fall armyworm caterpillar after infecting and killing it. Credit: Neil Villard)
우리 눈엔 보이지 않지만, 사실 흙 속에는 지렁이만 살고 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많는 작은 선충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인간이나 다른 생물에 기생하는 기생충도 있지만, 대부분은 토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구성원들입니다.
아무튼 동식물에 기생하는 선충은 농부에게 있어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존재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뿌리에 기생해서 작물을 병들게 만들지만, 또 다른 선충은 곤충에 기생해서 해충 방제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곤충 기생 선충 (entomopathogenic nematodes (EPNs))은 이미 농업에서 생물학적 해충 구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작물을 갉아 먹는 조밤나방 유충 표면에 알을 낳는 곤충 기생 선충은 효과적으로 조밤나방 애벌레를 죽이지만, 흙속에 사는 생물이라 자외선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물에 섞어 뿌리면 금방 죽기 때문에 잎을 갉아 먹고 있는 애벌레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어렵습니다.
스위스 뇌샤텔 대학의 패트릭 팔렛 (Patrick Fallet from Switzerland's University of Neuchâtel)이 이끄는 연구팀은 르완다 현지에서 조밤나방 애벌레에 기생하는 곤충 기생 선충인 Steinernema carpocapsae를 보호용 하이드로겔에 넣어 옥수수에 뿌리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생분해성 카르복시메틸 셀룰로오스 (carboxymethyl cellulose) 하이드로겔로 보호 받는 선충은 자외선에 노출되도 쉽게 죽지 않고 조밤나방 애벌레 유충을 효과적으로 제거했습니다. 그냥 물에 섞은 선충과 비교했을 때 애벌레의 숫자는 50%나 감소했습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겔로 보호한 선충을 해충 구제에 사용할 경우 헥타르 당 옥수수 수확량을 1톤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생충을 이용한 생물학적 해충 구제는 다른 생명과 환경에 해롭지 않고 살충제 내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숙주도 살아남기 위해 진화하지만, 기생충도 그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진화적 군비 경쟁을 통해 효과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다만 하이드로겔의 비싼 가격과 농약처럼 쉽게 살포하기 어렵게 보인다는 점이 보급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친환경적이라도 너무 비싸면 널리 보급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처음 기생충이 어디 있는 했는데, 자세히 보면 애벌레 몸에 묻은 작은 실 같은게 보이네요. 정말 작지만, 그래도 숙주에게는 치명적인 기생충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nematode-hydrogel-replace-pesticides/
Patrick Fallet, Didace Bazagwira, Livio Ruzzante, Geraldine Ingabire, Sacha Levivier, Carlos Bustos-Segura, Joelle Kajuga, Stefan Toepfer, Ted C J Turlings, Entomopathogenic nematodes as an effective and sustainable alternative to control the fall armyworm in Africa, PNAS Nexus, Volume 3, Issue 4, April 2024, pgae122, https://doi.org/10.1093/pnasnexus/pgae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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