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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를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로 분해하는 박테리아



 (I. sakaiensis grown on 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accumulates poly(3-hydroxybutyrate) (PHB). Credit: Shosuke Yoshida)



 플라스틱은 고분자 탄소 화합물 가운데서 매우 안전성이 높아 수천 년이 지나도 썩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테리아 가운데는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능력이 있는 종들이 있어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분리 수거해도 유용하게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무해한 화합물이나 혹은 더 나아가 유용한 물질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나라 선단과학기술원대학원대학(奈良先端科学技術大学院大学, Nar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NIST))의 과학자들은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 (Ideonella sakaiensis)라는 박테리아가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인 PET (ethylene terephthalate)를 poly(hydroxyalkanoate) (PHA)의 일종인 poly(3-hydroxybutyrate) (PHB)로 직접 발효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PHB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처리할 수 없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더 유용한 원료로 만들 수 있어 앞으로 이 공정의 상업화가 기대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바로 상업 생산이 가능하거나 혹은 박테리아의 대사 과정을 모방한 화학 공정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박테리아가 있는데도 PET 소재 (페트병 등) 제품이 쉽게 썩지 않는 건 그만큼 이 박테리아가 배양이나 생육 조건이 까다롭거나 원료 그대로인 상태로는 쉽게 발효가 안되어 전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볼 가치는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업사이클링이나 자원화는 매우 연구가 활발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한 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노력이 거듭되면 언젠가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0-bacterium-plastic-pollution-crisis.html


Ryoga Fujiwara et al, Direct fermentative conversion of poly(ethylene terephthalate) into poly(hydroxyalkanoate) by Ideonella sakaiensis, Scientific Reports (2021). DOI: 10.1038/s41598-021-9952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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