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자체는 안전한 물질이지만, 지속적으로 과량 섭취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설탕이 쉽게 구할 수 없는 물질이었지만, 이제는 너무 흔한 식품 첨가물이 되면서 비만은 물론 당뇨, 대사증후군, 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자세히 다룬바 있습니다.
음식의 단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를 줄인 저칼로리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여러 인공 감미료가 나와 있지만, 설탕의 단맛을 100% 재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약간 쓴맛이나 금속 맛을 남겨 진짜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자연계에 있는 천연 감미료인 타가토스 (tagatose) 는 설탕과 같은 맛을 내면서도 열량이 38%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문제점도 없고 FDA에서 승인을 받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입니다.
하지만 타가토스는 과당이나 설탕에 비해 상대적으로 추출하기도 어렵고 인공적으로 생산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가격이 비싸 식품 첨가제로 설탕이나 과당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습나다. 터프트 대학의 니크힐 네어 (Assistant Professor Nikhil Nair) 교수와 포탁 펠로우인 요세프 보버(Josef Bober) 는 박테리아 효소를 이용해 흔한 당류인 갈락토스에서 타가토스를 85%의 수율로 변환하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갈락토스를 타가토스로 바꾸는 L-arabinose isomerase (LAI) 는 열에 약한 효소입니다. 따라서 반응 온도가 섭씨 37도에서 50도로 오르면 효율은 39%에서 16%로 감소합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Lactobacillus plantarum라는 박테리아의 내부에서는 효소가 안정화되 오히려 효율이 83%까지 향상됩니다. 연구팀은 상당히 높은 효율로 타가토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효율이 반드시 낮은 가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타가토스는 우리나라 기업인 CJ 제일제당이 가장 중요한 제조사로 이 회사가 개발한 전환 효소는 안전할 뿐만 아니라 이미 대량으로 생산에 들어가 가격 경쟁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박테리아가 아무리 효율이 좋아도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면 이 벽을 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반대로 지금보다 더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면 CJ에서도 도입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성공 여부를 떠나 이런 시도가 계속되야 언젠가 타가토스가 설탕만큼이나 저렴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Josef R. Bober et al. Surpassing thermodynamic, kinetic, and stability barriers to isomerization catalysis for tagatose biosynthesis, (2019). DOI: 10.1101/547166
https://phys.org/news/2019-11-bacteria-low-calorie-suga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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