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199 달러의 가격표를 달고 안드로이드 셋탑 박스인 쉴드(Shield)를 발표했습니다. 테그라 X1 을 탑재한 이 안드로이드 셋탑 박스 혹은 콘솔은 현재까지 나온 안드로이드 기기 중 가장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보장합니다. 심지어 크리아시스 3 를 안드로이드로 포팅해서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이 공개되었으니 성능에 대한 의구심은 버려도 괜찮겠죠. 가격 역시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엔비디아는 이 제품을 세계 최초의 4K 안드로이드 TV라고 설명했습니다. 4K/60Hz 출력이 가능하며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인 엔비디아 그리드의 경우 1080p/60Hz 지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199 달러의 쉴드 속에는 60달러 상당의 쉴드 컨트롤러가 같이 내장됩니다. 안드로이드로 이식되어 플레이가 가능한 PC 게임으로는 이미 이식된 포탈/하프라이프 시리즈를 비롯해서 크리아시스3 와 Borderlands: The Presequel, Doom 3: BFG Edition, The Talos Principle, Metal Gear Solid: Revengeance 등이 있습니다.
(50개 이상 타이틀과 함께 나오는 쉴드 콘솔)
지금까지 나온 안드로이드 TV는 주로 동영상 스트리밍 및 스마트 TV 기능에 초점을 맞춘 기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쉴드는 아예 대놓고 게임 콘솔과 경쟁하는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공 여부는 물론 지금 당장 알 수는 없지만 3대 콘솔 (엑박, 플레이스테이션, 위유) 에서 모두 퇴출당한 이후 엔비디아가 복수를 위해 다시 돌아온 느낌입니다.
독자 OS를 지닌 엔비디아표 콘솔을 만드는 대신 - 아마도 엔비디아의 능력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죠 - 안드로이드 OS를 선택한 것은 매우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제작사들이 엔비디아 콘솔에서만 돌아갈 게임을 만드는데는 주저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OS기반으로 해놓으면 지금은 쉴드 전용이나 마찬가지라도 언젠가 더 많은 고객을 찾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개발자들도 친숙한 OS로 이식하는 것을 더 선호할테고 말이죠.
쉴드의 성능은 모바일 SoC를 사용한 점을 생각하면 정말 인상적입니다. 테그라 X1을 사용한 만큼 성능면에서 위유를 능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과연 이것으로 PS4나 XO 와 상대를 할 수 있겠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엔비디아는 캐주얼 게임이 아닌 고성능 게임으로 승부를 보려 나왔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질문이죠.
이에 대해서 엔비디아는 엔비디아 그리드(Nvidia Grid) 라는 해결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이죠. 이를 이용하면 게임 제작사들은 굳이 안드로이드로 이식할 필요없이 PC 게임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됩니다. 쉴드는 720p의 저가 버전과 1080p의 고가 버전으로 나뉠 것이며 즉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전부터 미래의 게임 소비 형태로 여겨지긴 했지만 실제로 아직까지는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력시 딜레이가 느껴지는 부분을 비롯해서 인터넷 망에 큰 부하를 줄 수 있다는 문제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엔비디아 그리드가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엔비디아는 XO 같은 차세대 콘솔 대비 성능이 모자라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오랜 전통(?)인 매직 그래프를 엔비디아 그리드를 통해서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음)
과연 쉴드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알수 없지만 성능이나 가격면에서는 적당한 타협점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변화 무쌍한 업계에서 그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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