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13 - 다시 부활한 위투 로버 ?



 중국이 야심차게 발사한 달 탐사 차량 위투 (玉兎  Yutu, 옥토끼) 가 중국 언론들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임무를 종료하게되었다고 2014 년 2월 12일 발표했다가 중국 당국에 위해서 번복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위투는 달 탐사 위성 창어 (嫦娥 Chang'e) - 3 에 의해서 지난 2013 년 12월 15일 달 표면에 착륙했으며 랜더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창어 3 호 및 위투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랜더가 찍은 위투의 사진. 랜더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되어 태양 전지 판을 펼친 모습.  2013 년 12월 15일 찍은 사진  Source : Chinese National Space Administration/China Central Television)


 위투 로버는 달 표면에 내린 후 모든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렇다고 바로 탐사 임무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 전에 충분한 에너지를 태양전지로 충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6 일에서 20 일 사이 위투는 일부 기기를 끈 채로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충전을 했는데 태양에 노출되는 부위의 온도는 100 ℃ 이상 올라가고 그늘이 진 위치의 온도는 매우 낮아지는 환경에서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12월 22일 위투 로버는 첫번째 임무를 진행했는데 그것은 랜더 주위로 이동하면서 랜더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것이었습니다. 위투는 성공적으로 이 임무를 수행했으며 로봇 팔을 포함한 모든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23일 위투는 달의 밤을 대비해서 랜더에서 40 미터 남쪽으로 떨어진 장소까지만 이동한 다음 기기를 체크하고 12 월 25일 - 26 일 슬립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달의 밤은 거의 2 주간 이어지기 때문에 그 동안 배터리 방전을 피하고 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나사의 LRO 가 찍은 랜더와 위투 로버의 사진. 대략 40 미터 정도 남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2013 년 12월 25일 찍은 사진. 아래쪽의 작은 점이 위투  Credit : NASA) 



(위투가 찍은 랜더의 사진   Source : CCTV) 


 그리고 한달이 지난 후인 2014 년 1월 25일 부터 이 로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복잡한 달 표면 환경에 의한 기계 제어 이상 등 애매 모호한 이야기만 거론되었습니다. 


 미국의 나사와는 달리 중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편이라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성공적으로 미션이 진행된다면 이런 저런 홍보를 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정보 공개를 잘 안하는 점 하나 만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2월 12일에 이르러 위투가 일부의 추정대로 실제로 작동 불능 상태라는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위투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임무를 수행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최대한 길게 잡아도 41 일 정도이며 슬립 모드로 들어간 시간을 제외하면 그보다 훨씬 짧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래 목표 기간이 90 일 정도 였던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입니다.... 라고 포스트를 작성했는데 다시 중국 당국이 이를 부인했다는 기사들이 올라왔습니다.  


 달 표면은 강한 방사선이 그대로 쏟아질 뿐 아니라 섭시 수백도에 따른 온도 차이가 나는 가혹한 환경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여기에 충분히 대비했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나사의 화성 로버들은 매우 오래 살아남았지만 이는 그만큼 축적된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해야겠죠. 따라서 첫 도전인 중국의 위투가 오래 살지 못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닌데 아무튼 지금 어떤 상태인지에 대해서 상당한 혼란이 있습니다.  



 위투가 진짜 어떤 상태인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본래 의도대로 잘 움직이지 않는 상태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극복하고 부활할 것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정보가 공개되어야 알 수 있는데 정보 공개가 투명하지 못해 이런 해프닝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위투가 지금 임무를 종료했다고 해도 중국의 달 탐사 미션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포스트에서 이야기 했듯이 계속 달탐사 미션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죠. 


 중국은 궁극적으로 2020 년 이후 달 유인 미션을 생각하고 있고 지금처럼 계속 도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로 생각됩니다. 나사 역시 근미래 달 재착륙 미션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2020 년대에는 달에서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의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마냥 부러운 일이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