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21 - 케플러가 찾은 715 개의 새로운 행성들




(케플러가 발견한 외계 행성의 개념도 The artist concept depicts multiple-transiting planet systems, which are stars with more than one planet. The planets eclipse or transit their host star from the vantage point of the observer. This angle is called edge-on.
Image Credit: NASA )
 


 현재는 리액션 휠의 고장으로 본래 임무에서 은퇴한 상태이지만 (대신 다른 임무를 구상중에 있습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이미 발사시 목표로 한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둔 상태입니다. 또 케플러가 보내온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데만 앞으로 최소한 수년이 더 필요할 정도라서 외계 행성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이 여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나사의 에임즈 연구소의 잭 리사우어 (Jack Lissauer, planetary scientist at NASA's Ames Research Center in Moffett Field, Calif. ) 와 그의 동료들은 2009 년 5월 에서 2011 년 3월 사이 초기 2 년간의 케플러 데이터를 이용해서 여러개의 행성이 하나의 별을 공전하는 경우들을 연구했습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항성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이 그 앞을 지날 때 별빛이 미세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관측해서 외계 행성의 존재를 추정합니다. 그리고 다른 지상과 우주 망원경들을 통해서 그 후보들이 실제로 외계 행성을 지니고 있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찾아낸 행성 중에 상당수는 한개의 별에 여러 행성이 있는 경우들이었습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verification by multiplicity 라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서 특히 이렇게 여러개의 행성들이 하나의 별을 도는 경우를 분석했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은 난해하지만 나사는 이것을 멀리서 사자 무리를 보는 것과 비유해서 설명했습니다.  




(동영상)        


 이렇게 해서 새롭게 발견된 외계 행성은 715 개인데 이들은 모두 305 개의 항성 주위를 공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행성들의 95% 는 해왕성 보다 작은 행성들이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외계 행성들이 대거 발견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당장 태양계를 보더라도 목성 보다 작은 행성이 훨씬 많으므로 작은 외계 행성이 더 흔하다는 것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대거 발견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더구나 케플러 데이터 전체를 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함에 따라 이 숫자는 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발견은 지구와 비슷한 질량과 지름을 가진 것은 물론 표면 온도도 비슷한 행성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715 개의 외계 행성 가운데서 지구 질량의 2.5 배 이하이고 거주 가능 지역 (habitable zone) 에 있는 외계 행성 4 개를 발견했습니다. 이 중에서 케플러 - 296f (Kepler - 296f) 는 지구 질량의 2 배 정도 되는 외계 행성으로 태양질량의 절반인 모항성을 돌고 있습니다.


 이 모항성의 밝기는 태양의 5% 수준으로 매우 어둡지만 케플러 - 296f 가 모항성에서 매우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알베도에 따라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 행성이 단단한 암석 행성인지 아니면 가스 행성인지는 확실히 모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질량이 지구보다 5 배 이하 정도 되는 별을 슈퍼 지구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단단한 암석 표면이나 바다를 가진 행성은 아닐 수도 있겠죠. 이 부분은 앞으로의 연구 과제입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15 만개의 별을 타겟으로 밝기의 변화를 추적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외계 행성을 지닐 것으로 의심되는 별 수천개를 찾아냈습니다. 이 연구는 확인된 외계 행성의 숫자를 대폭 끌어올려 이제 확인된 외계 행성의 수가 1700 개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폭발적인 숫자의 증가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지구 보다 약간 큰 외계 행성의 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난 20 년간의 확인된 외계 행성 숫자 변화. 파란색 막대는 이전에 발견된 외계 행성, 붉은색은 케플러가 발견한 외계 행성. 그리고 황금색 막대는 이번 연구로 추가된 외계 행성.  The histogram shows the number of planet discoveries by year for roughly the past two decades of the exoplanet search. The blue bar shows previous planet discoveries, the red bar shows previous Kepler planet discoveries, the gold bar displays the 715 new planets verified by multiplicity.
Image Credit: NASA Ames/SETI/J Rowe)  



( 이전 연구로 지구 지름의 1.25 배 이하의 외계 행성의 수가 400% 나 증가했음.   The histogram shows the number of planets by size for all known exoplanets. The blue bars on the histogram represents all the exoplanets known, by size, before the Kepler Planet Bonanza announcement on Feb. 26, 2014. The gold bars on the histogram represent Kepler's newly-verified planets. Image Credit: NASA Ames/W Stenzel)


 이번 연구는 해왕성 보다 작은 외계 행성을 다수 찾아낸 것이 큰 성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는 은하계에 있는 천체중 한 줌 모래알에 지나지 않은 숫자의 극소수 천체만을 검사했을 뿐입니다. 현재 우리 은하계에만 수천억개에 달하는 외계 행성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고 인류는 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탐사를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 과연 그 행성들 가운데도 우리처럼 우주 너머에 지적 외계인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외계인이 살고 있을지 궁금해 지네요.  


 참고  


http://www.nasa.gov/ames/kepler/digital-press-kit-kepler-planet-bonanza/#.UxAwC85H1BA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