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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381 - 초승달 세 개가 나란히 보이는 토성의 밤



(Credit: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이 사진은 나사가 세 개의 초승달(Triple Crescent)이란 제목으로 공개한 것으로 토성에 있는 카시니 탐사선이 지난 2015년 3월 25일 촬영한 것입니다. 가운데 있는 큰 초승달의 모습은 바로 토성에서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이죠.

 타이탄은 지름 5,150km 정도 되는 대형 위성으로 태양계의 위성 가운데서 보기 드물게 대기를 가지고 있는 위성입니다. 이 대기에는 메탄 가스 같은 탄화 수소가 풍부하며 이들이 액체 상태로 응결되어 일종의 천연 가스의 비를 내리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여러 차례 설명한 것처럼 거대한 호수와 강이 있죠. 


 하지만 사진에서 타이탄은 두꺼운 대기 때문에 표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두터운 대기를 가진 위성으로써 타이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표면이 아니라 대기의 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초승달은 태양계에서 유일하죠. 

 타이탄에 위에 보이는 위성은 레아(Rhea)입니다. 레아는 타이탄보다는 훨씬 작지만, 토성의 위성 가운데는 비교적 큰 1,527km의 지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아는 달처럼 크레이터가 많은 위성으로 잘 보면 초승달의 모습속에 크레이터가 보입니다. 대기가 없기 때문이죠. 

 가장 아래 있는 위성은 미마스(Mimas)입니다. 지름 300km의 비교적 작은 위성인데, 독특하게 생긴 거대한 크레이터 때문에 눈동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위성입니다. 발견 당시에는 그 모습 때문에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데스스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http://jjy0501.blogspot.kr/2015/05/Mimas.html 참조) 다만 이 사진에서는 그 크레이터는 보기 어렵습니다. 

 카시니 우주선은 이 사진을 타이탄에서 200만km, 레아에서 350만km, 미마스에서 310만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했습니다.

 이런 다수의 초승달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것은 목성이나 토성처럼 다수의 위성을 거느린 행성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런 호사를 누리기 어렵지만 먼 미래의 후손들은 토성의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이런 이국적인 풍경을 직접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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