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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123 - 미지의 영역으로 다가선 보이저 1 호




(마그네틱 하이웨이에 들어선 보이저 1 호의 컨셉 아트  Credit: NASA/JPL-Caltech ) 





 이미 수회에 걸처 보이저 1 호에 대해서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지만 지난 2012 년 12월 3일 (현지시각) 나사의 새로운 발표로 인해서 추가로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포스트  

 태양계의 모험자들 (보이저 1호) : http://blog.naver.com/jjy0501/100100991877 
 태양계의 끝을 향해가는 보이저 1호 :  http://blog.naver.com/jjy0501/100145420674 
 보이저 1 호 35 주년 기념 포스트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6642485


 보이저 1 호는 현재 태양을 기준으로 17,043 m/s 의 속도로 날아가고 있는데 인간이 만든 가장 빠른 물체이기도 합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한데로 태양계의 주요 행성들에서 플라이 바이를 통해 속도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지구에서 121 AU (지구 - 명왕성간 거리의 3 배, 182 억 km) 지점을 지난 보이저 1 호는 매년 3.595 AU 씩 지구에서 멀어지는 중입니다.


 이전 '태양계의 끝을 향해가는 보이저 1 호' 에서 보이저 1호가 Heliosheath 의 끝부분에 도달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부분을 지나고 나면 이제 태양에서 오는 입자의 흐름인 태양풍이 지배하는 영역이 아닌 성간 물질의 흐름이 지배하는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며 이는 태양계의 끝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다만 태양계의 끝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이 내용은 달라질 수 있겠죠. 



(Heliosheath 의 끝 부분에 도달하고 있는 보이저 1호  :  NASA/JPL/JHUAPL ) 


 보이저는 이제 거의 태양풍의 미치는 마지막 영역에 도달한 게 확실합니다. 구체적으로 이 영역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탐사선이기 때문에 나사의 과학자들은 이 35 살 넘은 탐사선이 보내는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처음으로 보내줄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 태양풍의 끝자락이 어디까지인지 알려주는 표지판 같은 것은 없습니다. 대신 보이저에 탐재된 센서들이 태양계 밖 우주에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인 우주선 (Cosmic ray) 의 세기와 태양에서 나오는 입자들의 정도를 파악해 지구로 그 정보를 전송중에 있습니다. 지난 2012 년 8월말 보이저 1호에 센서들은 70 MeV 수준의 고에너지 입자들의 양의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이 입자들의 기원은 멀리서 폭발한 초신성으로 생각됨)  태양에서 나오는 저에너지 입자들의 양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This plot shows a dramatic increase in the rate of cosmic ray particle detection by the Voyager 1 spacecraft.  NASA  )   



(Readings from LA1 instrument on Voyager 1 consisting of collisions of greater than 0.5 MeV/nuc nuclei, principally protons, and is sensitive to low-energy phenomena in interplanetary space.  NASA )


 이를 통해 나사의 과학자들은 이제 보이저 1 호가 본격적으로 태양풍의 영향이 사라지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지점을 지나고 나면 사실상 태양권이 아니라 성간 공간 (Interstellar Space) 에 도달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사실 성간 공간에 완전히 진입하는 것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직 보이저 1 호는 태양권의 안에 들어있기는 하지만 이제 태양풍과 태양 자기의 힘은 매우 미약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지금 지나는 영역은 태양 자기장 (sun's magnetic field lines ) 과 성간 자기장 (interstellar magnetic field lines ) 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부위로 생각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예측을 사전에 못했던 점으로 나사의 과학자들은 마그네틱 하이웨이 (Magnetic Highway)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 보이저 1 호는 흰색으로 표시된 성간풍과 분홍색으로 표시된 태양풍이 마주치는 마그네틱 하이웨이 부분을 지나는 중  This artist's concept shows how NASA's Voyager 1 spacecraft is bathed in solar wind from the southern hemisphere flowing northward. Image credit: NASA/JPL-Caltec ) 





 현재 보이저 1호가 마주친 자기장의 세기는 Termination shock 에 접촉하기 전과 비교해서 10배나 강한 수준입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성간 지대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5 년 전까지 보이저 1 호는 완전히 성간 지대로 나가게 될 것이며 2020 년까지는 운이 좋다면 이에 대한 정보는 계속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전력이 끊어져 결국 침묵속에서 영원히 우주를 여행할 것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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