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바다 밑에 숨은 파력 발전기 - 웨이브롤러

 





(Credit: AW Energy)

파도의 힘을 전기로 전환하는 파력 에너지는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로 각광 받는데 비해 실제 발전량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파력 발전기 개발에 동원되었지만, 경제성을 확보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와 투자의 결실로 점점 상용화에 가까워진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AW Energy의 웨이브롤러 (WaveRoller)는 바다 밑바닥에 설치하는 형태의 파력 발전기로 물의 흐름에 따라 부표가 앞뒤로 움직이는 힘을 전기로 바꾸는 형식이 파력 발전기입니다. 완전히 물에 잠기게 하면 밖에서 봤을 때 특별히 보이는 부분이 없어 시각 공해나 소음에 의한 공해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보입니다. 다만 물속에서 계속 움직여야 해서 수리를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다시 꺼내야 합니다. 웨이브롤러는 최근 이 과정까지 검증했습니다.

(WaveRoller - Plug Into Wave Energy)

웨이브롤러의 컨셉은 1999년대부터 나왔으나 실제 축소 모델 개발을 통해 풀 스케일 모델을 제작하게 된 것은 2016년 이후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350kW급 웨이브롤러가 포르투갈 해안 800m에 설치되어 실제 환경에서 발전을 하고 전력망에 연결되었습니다. 이 웨이브롤러 발전기는 2년 후 다시 꺼내 정비를 한 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따개비 같은 해양 생물은 물론 바닷물에 의한 부식과 물리적 마찰에 의한 마모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정비가 꼭 필요합니다.

(WaveRoller deployment)

(The exciting climax of our WaveRoller wave energy project)

첫 프로토타입의 성공에 고무된 핀란드의 AW 에너지는 유럽 연합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1MW급 웨이브롤러 10-24기로 구성된 웨이브팜 (WaveFarm)을 건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웨이브롤러는 수심 8-12m에 설치되며 해안선에서 2km 이내에 위치하게 됩니다. 연간 발전량은 각 유닛 당 624 - 813MWh 정도로 균등화 발전 원가(levelized cost of energy (LCoE))는 100-150 USD/MWh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상업 운용을 할 경우 단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마모나 부식, 해양 생물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AW 에너지는 나미비아와도 MOU를 맺고 상업 파력 발전소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데, 장기 운용 시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상업 발전 성과와 별개로 저런 물건이 물속에서 몇 년 씩이나 고장 없이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로 놀라운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ergy/waveroller-wave-energy/

https://aw-energy.com/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