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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 인근 유적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



 (Microscopic egg of capillariid worm from Durrington Walls. Black scale bar represents 20 micrometres. Credit: Evilena Anastasiou/University of Cambridge)




(Microscopic egg of fish tapeworm found in dog coprolite. Black scale bar represents 20 micrometres. Credit: Evilena Anastasiou/University of Cambridge)





 
(Human coprolite (preserved human faeces) from Durrington Walls. Credit: Lisa-Marie Shillito)



 스톤헨지 근방에서 발견된 4500년 전 대변 화석 (분석, coprolite)에서 당시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는 기생충 알이 발견됐습니다. 배설물 화석인 분석은 그 동물이 먹었던 먹이에 대한 정보는 물론 기생충 알을 통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큰 가치가 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고고학자들은 스톤헨지에서 2.8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더링턴 월스 (Durrington Walls)의 유적을 발굴하던 중 사람의 분석 하나와 개의 분석 4개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5개의 분석 중 사람의 것을 포함한 네 개에서 캐필라리드 (capillariid) 기생충 알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선충류 기생충은 소 같은 반추동물의 내장에 기생하기 때문에 아마도 소의 폐와 간을 충분히 익히지 않고 먹어서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시기 주된 식용 가축이 소가 아니라 돼지였다는 것입니다. 더링턴 월스에서 발견된 동물 뼈 38,000개가 90%가 돼지 것이고 10% 정도만 소의 것이었습니다. 분석 화석 결과는 사람이 먹다 남긴 것을 개들이 먹다가 동시 감염됐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개의 분석에서 발견된 또 다른 기생충은 물고기를 중간 숙주로 삼는 조충 (fish tapeworm)으로 해당 유적에서 물고기를 먹은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습니다. 이 개들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감염된 후 이동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고고학자들은 겨울철에 스톤헨지 주변에서 선사시대인들이 축제를 벌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발굴된 일부 가축의 경우 100km 떨어진 장소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지역이 선사인들에게 신성한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축제나 종교 의식을 벌이고 스톤헨지 같은 기념 건축물을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스톤헨지는 문자가 나오기 전 고대 유적이라 왜, 그리고 누가 건축했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발굴과 조사가 이뤄지면서 서서히 그 비밀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흥미로운 사실이 많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5-prehistoric-faeces-reveal-parasites-feasting.html


 Intestinal parasites in the Neolithic population who built Stonehenge (Durrington Walls, 2500 BCE), Parasitology (2022). DOI: 10.1017/S0031182022000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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