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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모듈식 원자로 (SMR)을 제안한 롤스 로이스


(Artist's concept of a Rolls-Royce SMR plant.  Rolls-Royce)


 온실가스 문제가 심각해지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2000년대 초반 원자력 발전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원자력 르네상스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풍력/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따라 주춤한 상태입니다. 비록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 448개에 더해 53개의 원전이 건설 중이지만, 새로운 원전 건설 계획이 없는 국가도 많고 아예 있는 원전도 퇴역시키겠다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2011년 이후 여러 나라에서 원전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그 가운데 있는 국가로 본래 퇴역하는 원전과 2025년까지 완전히 없애기로 한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신할 원전들을 계획했으나 2011년 이후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아예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입장인데, 잉글랜드 안에서 새 원전 건설도 계획만 있고 현재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현재 있는 15개의 원자로는 다 오래된 것들로 2023-2035년 사이 모두 수명이 다하기 때문에 새로운 원전 없이는 영국 역시 탈원전 국가가 될 것입니다. 


 영국 정부는 현재의 원전보다 좀 더 안전한 대안인 소형 모듈식 원자로 (Small Modular Reactors)에 관심이 있습니다. 롤스 로이스는 440MW 용량의 SMR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영국 정부에서 1800만 파운드의 펀딩을 받았습니다. 이 SMR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은 아니고 기존의 검증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소개했지만, 구체적인 기술적 디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15개의 SMR 건설에 드는 예상 비용은 520억 파운드 (680억 달러)에 달합니다. 대신 설계 수명은 60년으로 매우 길어 MWh 당 비용은 60파운드 정도로 저렴합니다. 롤스 로이스는 자사의 SMR이 2029년부터 전력망에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SMR이 사고 시 위험 부담이 큰 기존의 대형 원자로의 대안으로 등장한 가운데, 반대를 이겨내고 원자력 르네상스를 되살릴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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