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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파는 두더지 로봇 - 상하수도관 매립을 대신할 수 있을까?



(A diagram of the BADGER system(Credit: BADGER Project))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땅굴 로봇을 이용해서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인 상하수도관 및 전력/통신선 설치 작업을 더 수월하게 만드는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땅 속은 온갖 가스관, 상하수도관, 통신 및 전력선이 엉켜있을 뿐 아니라 지하철까지 다니는 복잡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편리한 도시 생활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죠. 


 그렇다보니 새로운 관이나 케이블을 놓거나 혹은 수리하기 위해서는 다시 흙을 퍼내고 공사를 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안적인 방법이 개발되었지만, 결국은 우리가 흔히 보듯이 도로를 파헤치고 공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페인, 영국,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의 다국적 유럽 연구팀은 BADGER (roBot for Autonomous unDerGround trenchless opERations, mapping and navigation) 프로젝트라는 독특한 대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실물이 없지만, 앞으로 3년간 연구를 통해서 이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지렁이처럼 생긴 땅굴 로봇을 이용해서 매우 간편하게 지중 케이블이나 튜브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사실 땅굴 파는 기계는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터널을 뚫을 때 사용되는 터널 보링 머신 (tunnel boring machine, TBM)이 그것입니다. 엄청난 크기의 터널 보링 머신이 터널 건설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배저의 목표는 작은 터널을 자율적으로 뚫는 것이라는 점에서 터널 보링 머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뒤에 생기는 터널은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목적에 맞게 재단할 수 있으며 로봇 자체도 일부는 3D 프린터로 제작해서 목적에 맞게 다양한 임무 설정이 가능합니다. 


 소형 자율 주행 터널 보링 머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원리 자체는 TBM과 흡사하지만, 지하철이나 차가 다닐 수 있는 터널 대신 상하수도관, 가스관, 통신 케이블을 설치하는 용도라는 점이 다릅니다. 이미 존재하는 상하수도관 및 기타 구조물을 피해서 의도한 위치를 정확히 파낼 수 있을지 궁금한데, 몇 년 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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