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811 - 우주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


(These simulated views of the ultrahot Jupiter WASP-121b show what the planet might look like to the human eye from five different vantage points, each illuminated to different degrees by its parent star. The images were made with a computer simulation being used to help scientists understand the atmospheres of these planets. Ultrahot Jupiters reflect almost no light, much like charcoal. However, their daysides have temperatures of between 3,600 F and 5,400 F, so they produce their own glow like a hot ember. The orange color in this simulated image thus comes from the planet's own heat. Credit: NASA/JPL-Caltech/Vivien Parmentier/Aix-Marseille University (AMU))​

(Jupiter-like exoplanets are 99 percent molecular hydrogen and helium with smaller amounts of water and other molecules. But what their spectra show depends strongly on temperature. Warm-to-hot planets form clouds of minerals, while hotter planets make starlight-absorbing molecules of titanium oxide. Yet to understand ultrahot Jupiter spectra, the research team had to turn to processes more commonly found in stars. Credit: Michael Line/ASU)​
 과학자들은 뜨거운 목성 (hot jupiter)라고 불리는 형태의 외계 행성을 다수 찾아냈습니다. 이 행성들은 목성보다 크지만, 수성보다 별에서 더 가까운 위치에 있어 표면 온도가 매우 뜨겁습니다. 상당수 행성은 별에서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어 지구 - 달처럼 조석 고정이 일어나 별을 바라보는 쪽은 영원한 낮이고 반대쪽은 영원한 밤입니다. 과학자들은 뜨거운 목성 가운데서도 특히 온도가 더 뜨거운 초고온 목성형 (ultrahot Jupiter)​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초고온 목성은 낮 부분의 온도가 섭씨 2000-3000도에 달하는 행성으로 사실상 온도가 낮은 별과 비슷한 표면온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초고온 목성이 그보다 약간 온도가 낮은 뜨거운 목성과 상당히 다른 대기 성분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이유를 궁금하게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뜨거운 목성에 풍부한 물 분자는 초고온 목성에서는 거의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마이클 라인(Arizona State University astrophysicist Michael Line)​ 교수와 그 동료들은 WASP-121b같은 초고온 목성의 허블 및 스피처 우주 망원경 관측 결과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기와 표면의 특징이 행성보다 오히려 항성이나 갈색왜성에 더 가깝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습니다. ("The daysides of these worlds are furnaces that look more like a stellar atmosphere than a planetary atmosphere")
 이에 따르면 물 분자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 이유도 쉽게 설명될 수 있습니다. 너무 뜨겁기 때문에 물 분자가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것입니다. 수소와 산소는 밤인 지역에서 다시 만나 물 분자를 만들 수 있지만, 낮인 지역으로 다시 오면 또 다시 분해됩니다. 이런 순환 사이클은 다른 행성에서는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이 행성 자체는 반사율이 매우 낮아 마치 숯처럼 검지만, 뜨거운 표면 때문에 가시광과 적외선 영역에서 빛을 내서 호박색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는 스스로 빛나지 않고 항성의 빛을 반사하는 행성의 정의에 어긋나 보이지만, ​그렇다고 이런 초고온 목성을 항성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초고온 목성은 우주에 태양계에는 없는 매우 독특한 행성들이 여럿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아마 아직 우리가 모르는 더 다양한 형태의 행성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참고
​ V. Parmentier et al, From thermal dissociation to condensation in the atmospheres of ultra hot Jupiters: WASP-121b in context, Astronomy & Astrophysics (2018). DOI: 10.1051/0004-6361/20183305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